이반 일리치는 크게 잘못된 삶을 산 사람이 아니다. 법률가로서 자신의 일을 해냈고, 사회가 인정하는 자리를 얻었으며, 결혼하고 집을 꾸렸다. 사람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법도 알고 있었다. 그의 삶은 특별히 위대하지도, 특별히 타락하지도 않았다. 오히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공적인 인생에 가깝다.그런데 병이 깊어지고 죽음이 현실이 되자 그 평범한 성공이 흔들리기 시작한다. 자신이 중요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더 이상 자신을 지탱해주지 못한다. 이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죽음 자체보다 더 불편한 문제가 남는다.잘 살아왔다는 확신은 죽음 앞에서도 그대로 남을 수 있을까?남들이 인정해주는 삶이반 일리치는 자신의 욕망만을 따라 살아온 인물이 아니다. 그는 사회가 무엇을 좋은 삶으로 인정하는지 잘 알고 있고..